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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미즈가쓰요시 <서점주인과 부자상인> 디자인하우스 2003

 

 

시미즈 가쓰요시와 사이토 히토리의 만남!

그렇다, 시미즈 가쓰요시가 서점 주인이고 사이토 히토리가 부자 상인이다.

이 책이 더 흥미로웠던 건 가상의 인물, 설정된 상황이 아니라

실존 인물의 실제 이야기라는 점이다.

17년 전에 나온 책이지만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지금도 참고할만한 구체적인 조언들이 있어 적어본다.

 

 

 

사이토 히토리

일본 긴자 마루칸의 창설자. 그는 일본 전국 고액 납세자 서열 10위 안에 9년 연속 진입한 바 있는 일본의 갑부다. 토지나 주식으로 부호 서열에 드는 이가 대부분인 가운데, 사이토 히토리는 순수하게 장사만으로 막대한 부를 축적해 오고 있다. 1997년분 납세액이 전국 1위가 된 이후 세간의 주목을 받게 되었으나, 매스컴에 얼굴을 내민 적은 한 번도 없다.

 

 

시미즈 가쓰요시

책방 ‘독서를 권합니다’의 대표. 샐러리맨 생활을 접은 후, ‘정말 재미있는 책을 팔고 싶다’는 생각에서 1995년에 조그맣게 서점을 열었다. “자네는 참 행운아일세. 내게서 이런 얘기를 직접 들었으니 말이야. 자, 나 대신 자네가 이걸 책으로 써서 다른 사람에게도 가르쳐 주게나.” 사이토 히토리의 이 말 한마디로 그는 이 책을 쓰게 되었다.

 

 

노하우에 앞서 마인드

“경영에는 특별한 요령이 없다는 것을 빨리 아는 게 요령이라네.” 히토리 씨는 사업에서 이론이나 공식보다 정신적인 깨달음과 성숙이 훨씬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상인으로서 성공하려면 프로 정신이 필요한데 프로 상인 정신을 “손님 머리가 아닌 상인 머리가 돼라”는 말로 표현한다. 여기서 ‘손님 머리‘란 정말로 장사에 필요한지 아닌지를 생각하지 않고 상대방 상인이 말하는 대로 따르면서, 마치 자신이 손님이나 다를 바 없는 상태가 되어 있는 것을 가리킨다. 반면 ’상인 머리’는 장사에 불필요한 것들을 최대한 배제하는 자세를 뜻한다. 예를 들어, “바닥을 좀 더 고급스러운 소재로 까는 게 어울릴 것 같네요. 그러면 손님이 훨씬 많아질 겁니다. 장담하지요.”와 같은 인테리어 회사 직원의 제안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 계약하기 전에 그것이 장사를 잘하기 위해 꼭 필요한 것인지를 정확히 판단해서 결정을 내리는 것이 ‘상인 머리’이다.

 

 

P.O.P는 팔기 위해 만드는 것

 

책방 ‘독서를 권합니다’에서 팔리지 않던 책이 히토리 씨의 조언을 받아 쓴 P.O.P를 붙인 다음부터 하루에 열 권 이상씩 꾸준히 팔리기 시작한 저자의 경험담이다. 히토리 씨는 이렇게 설명해 주었다. “세상에 수없이 널려 있는 게 P.O.P지. 일류 디자이너들이 만든 것이니 한결같이 멋지고 근사할 테지. 멋지고 근사하게 만드는 게 프로 디자이너로서 당연한 일이니 말이야. 하지만 우리는 디자이너가 아니라 상인이지. 프로 상인에게는 그것만으로는 부족해. 상인한테는 그 P.O.P를 붙여서 물건이 얼마나 팔렸는가가 관건이니까, 실제로 팔려 나가야만 정답인 거야. 만일 P.O.P를 멋지게 만들었는데도 팔리지 않는다면, 그때는 다른 궁리를 해야겠지. 그래, 자 보라고. 서점 안에는 P.O.P를 포함해서 몽땅 다 말끔한 글자나 모양들뿐이지. 그럴 때 휘갈겨 쓴 문구가 있다면 어떻겠어? 당연히 눈에 띄겠지?”

 

 

P.O.P 문안에 특별한 장치를

 

“이 책은 아주 좋은 책이므로 자녀에게 꼭 사 주십시오.”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면, ‘이므로’에 동그라미를 치거나, ‘주십’에다가 밑줄을 치는 것이다. 그 이유를 히토리 씨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에 밑줄을 그으면, 손님은 그것을 본 순간 내용을 즉각 알아차리겠지. 그런 식으로 하면 P.O.P는 보겠지만, 광고 문안까지 다 읽지는 않아. 그러니까 문장의 묘한 곳, 예를 들어 ‘것이’라고 쓴 데다 동그라미를 치는 거야. 하지만 ‘것이’라는 말만 보고는 무슨 뜻인지 얼른 알 수가 없어서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네. 그러면 앞뒤에 대체 무슨 말이 있는지, 손님은 그 문장을 처음부터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거야. 이런 장치를 여러 개 마련해 두라고.” 게다가 히토리 씨는 일부러 문장을 길게 적어 두라고 한다. 긴 광고 문안을 다 읽은 손님은 그 문장에 대해 특별한 느낌을 갖게 되고, 긴 문장을 전부 읽은 데서 오는 성취감이랄까 애착 같은 것이 생겨 이 책을 한 번 사볼까 하는 마음도 생기게 되는 거라고.

 

 

행운을 불러 모으는 마음

첫 번째는 비완벽주의자가 되는 것이다. 히토리 씨는 완벽주의자란 완벽한 사람이 아니라 ‘완벽하지 못한 것을 참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그렇다면 ‘비완벽주의’의 태도는 왜 중요할까? 그것은 사람이 하는 일은 무엇이나 다 완벽할 수 없다는 점을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자세를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 자세를 갖추고 있으면 자신의 실수나 실책 혹은 피할 수 없었던 불운 때문에 생긴 실패에 대해 속을 끓을 필요가 없어진다. 물론 남 탓할 일도 없어지니 동료나 거래처와의 인간관계도 보다 원만해질 수 있다. 두 번째는 좋은 인상을 갖는 것이다. 히토리 씨의 말을 빌리면, 그것은 ‘얼굴에 동그라미가 있는 인상’이다. 웃는 얼굴은 눈썹이 아래를 향하고 입꼬리가 위로 당겨져 얼굴에 동그라미가 그려지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도 이런 말이 있다. “웃으면 복이 와요.” 세 번째는 운에 기세를 더하는 것이다. 어떤 일을 부탁받았을 때 혹은 일을 맡았을 때 속도를 붙여 기세 좋게 해내라는 것이다. 그러면 운세도 저절로 좋아진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