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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파니 보바 <Growth IQ> 안드로메디안 2019

 

 

티파니 보바

티파니 보바는 시장조사 기업인 가트너(gartner)에서 유명 애널리스트이자 연구자로 일했고, 지금은 최첨단 산업을 다루는 세일즈포스에서 성장 및 혁신 전도사로 활동하며 세계의 사업 방식을 재구성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그녀는 매우 다양한 기업에서 구사하는 성공적인 성장 전략의 내면을 수없이 들여다봤다. 그러면서 어떤 전략이 통하고 통하지 않는지 관찰하며 습득한 교훈을 이 책에 담았다.  

 

이 책은 성장 전략이 실패했거나 역풍을 맞았던 유명한 기업의 사례를 소개하고, 성장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위험을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주로 미국의 대기업의 성장 스토리를 다루고 있지만 자영업, 1인 기업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성장을 가속화하거나, 매출 둔화에서 벗어나거나, 새 시장에서 고객 부문을 확장할 방법을 찾고 있는 분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 같다. 

 

 

목차

 

 

 

 

 

맥락+결합+순서

적절한 경로는 항상 맥락, 즉 기업의 경쟁 환경을 결정하는 상황이나 사건을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 이때 성장 경로의 결합과 순서, 제품·시장·고객맥락에 대한 정통한 평가, 맥락에 동반하는 위협이나 기회를 토대로 성장 결정을 내리는지의 여부에 따라 기업의 성패가 판가름 난다. 

맥락: 현재의 사회적·경제적 조건, 기존의 제품 포트폴리오, 경쟁 상황, 기업 문화를 포함한다. 

결합: 결과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주요 행동들을 선택하는 행위다. 

순서: 행동의 우선순위, 차례, 타이밍을 결정하는 행위다. 

 

 

성장 경로1: 고객 경험

고객 경험은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면서 봇(bots), 인공지능, '사물'을 비롯한 신기술과 직원을 통한 모든 브랜드 접점을 합한 것이다.    

 

고객 경험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 의도하는 고객 경험은 기업과 고객 사이에 오가는 상호작용을 중심으로 형성된다. 원칙적으로 고객 경험은 고객이 기업의 제품, 직원, 다양한 판매, 서비스, 마케팅 채널에 참여하고 나서 발생하는 감정에 근거한다. 고객 경험을 성장 촉매로 사용하는 것과 몇몇 집단 안에서 구체적인 지표를 끌어올리는 데만 집중하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고객 기대의 변화는 20세기에 일어난 온갖 '혁명'보다 앞서서 기업 성장에 관한 일반 지식을 모두 뒤집는다. 21세기 들어 경쟁력 있는 차별화를 달성할 수 있는 진정한 출처는 고객 경험이다. 고객 경험을 모든 사업 단위·기능·결정·직원의 교차점에 존재하는 '핵'으로 삼아야 한다. 고객 경험을 대대적으로 바꾸려면 기업이 온전히 헌신해야 한다. 고객에게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직원 전체가 고객 경험을 중심으로 자신이 맡은 역할을 제대로 이해하고 수행해야 한다. 

 

세포라(Sephora) 이야기

소매 매장 개념을 재정립하고 있는 기업을 꼽자면 미용 소매 산업 분야에서 수십 년 동안 선두를 지켜온 세포라가 있다. 1969년 파리에 설립해 현재 프랑스 명품 기업 LVMH로 주인을 갈아탄 세포라는 매우 특이한 기업이다. 모세의 가장 아름다운 아내에게서 이름을 따온 세포라는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새 시장으로 시세를 확장하고(시장 가속화), 새 미용 제품을 혁신하고(고객·제품 다각화), 디지털·모바일 플랫폼을 개발해왔다(판매 최적화).

 

CEO 도미니크 맨도너스(Dominique Mandonnaud)는 미용 사업의 맥락이 부티크를 탈피해 다양한 제품을 구비한 대형 매장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소형 공장에서 한정된 수량의 품목을 생산하는 경향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규정하는 제품 라인을 갖춘 방대한 범위의 품목을 생산하는 추세로 점차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감지했다. 또한 화장품과 향수 같은 별개 산업이 서로 연결돼 '미용'이라는 '솔루션' 지향적인 단일 산업으로 통합되는 추세도 인식했다.

 

미용용품을 슈퍼마켓과 약국 등에서 판매하던 당시에 세포라는 1999년 미국 시장을 겨냥해 온라인 매장을 연다고 발표했다(시장 가속화). 2006년 세포라는 고객 경험 경로를 추진하면서 한 번 더 한계에 도전한다. 미용용품 편집 매장을 외면하고 있는 완전히 새로운 고객층을 유치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래서 미국 백화점 체인인 JP페니 안에 140제곱미터 면적의 소형 '팝업 스토어(짧은 기간 운영하는 임시 매장-옮긴이)'를 열었다. 2017년 말에 다다르자 입점 팝업 스토어는 650개에 가까워지면서 전체 JC페니 매장의 75%를 차지했다. 

 

 

이렇게 고객 경험과 제휴 관계를 결합한 세포라는 고객이 온라인에서 제품을 주문하고, 같은 날 JC페니 매장에서 찾는 방식을 사용해 접근성과 편리성을 원하는 고객의 욕구를 충족시켰다. 또한 고객이 예약을 한 후에 세포라 매장에서 뷰티 컨설턴트에게서 화장을 받는 서비스를 곧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제휴 관계는 소매 오프라인 거래 시대가 끝났다거나, 심지어 경쟁 소매업체가 공동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조적 경쟁 관계로 기울수 있다는 일반적일 견해를 거스른 행보였다. 

 

세포라를 성공시키는 데 결정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한 요소는 제휴 관계를 이끌고, 자체 계획을 세우고, 과거 경쟁사와 협업한 순서였다. 세포라는 포스 기계, 로열티 프로그램, 온라인 구매,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활용해 고객에게 있는 현재와 미래의 욕구를 파악하는 능력을 갖춘 덕에 시간의 흐름과 함께 인상적인 고객 경험을 앞장서서 제공함으로써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한 미용 비결 워크숍, 컬러 IQ, 데이터 수집과 분석, 증강 현실 등 아직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는 진보적인 방법을 과감하게 시도하면서 재구매, 충성, 성장을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성장 경로3: 시장 가속화

시장 가속화 경로는 완전히 새 제품을 새 시장에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의 기존 제품을 새 시장에 진출시킨다. 

 

이 경로를 효과적으로 추진하려면 기업은 기존 제품을 판매할 비슷한 새 고객을 찾기 위해 수평으로 움직일 것이다. 새 고객은 새 지리적 영역에 존재하거나, 현재 고객층이 없는 인접 수직 시장에 존재하거나 규모가 다를 수 있다(소형기업에서 중형기업까지). 아니면 IT 부서에서 마케팅 부서로 판매 대상을 옮기는 것처럼 현재 고객층이나 다른 지리적 영역 안에서 다른 사람에게 판매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사항은 기업이 기존 제품을 판매하고 있는 '대상'이나 '장소'에서 벗어나 시장이 실제로 '새롭다'는 것이다. 

 

언더아머(Under Armour) 이야기

1995년 케빈 플랭크(Kevin Plank)는 조지타운의 한 연립주택에서 약 1만 5000달러, 지역 가게에서 구매한 천, 스포츠 의류 산업을 뒤흔들 야심찬 계획을 가지고 회사를 세웠다. 그는 우선 20년 후에 가치가 10억 달러까지 성장할 수 있는 기업을 설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단 면 소재의 여름용 반팔 티셔츠와 겨울용 긴팔 티셔츠를 대체하면서 땀을 잘 배출할 수 있는 제품을 제작할 생각이었다. 플랭크는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함께 운동하는 몇몇 선수에게 자신이 만든 티셔츠를 입혀 라크로스와 야구를 시켜보고 성공을 예감했다.

 

플랭크는 '기능성 의류'를 발명한 것은 아니지만 기능성 의류가 운동선수를 비롯해 대중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감지했다. 원래 티셔츠는 유니폼 안에 입기 때문에 겉에서 보이지 않는데다가 신발 등 다른 범주가 누리는 '경기력 향상'이라는 특징이 없었다. 스포츠 분야에서 많은 혁신이 일어나고 있던 장비·신발 범주에 비하면 의류 범주는 뒤늦게 경쟁에 뛰어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관점을 달리하면 그만큼 성장 여건이 성숙했다는 뜻이다. 

 

언더아머가 초기에 거둔 성공은 한 가지 제품(티셔츠)을 중심으로 하나의 시장(미식축구)과 하나의 표적(운동선수)에 전략을 집중한 결과였다. 이러한 전략에 탄력이 붙기 시작하자 언더아머의 기업 가치는 5년 만에 500만 달러가 되었다. 2017년에는 50억 달러를 초과했다. 이 모든 성과의 출발점은 '근육을 시원하게 유지해 주면서 수분을 배출하는 몸에 딱 맞는 합성 섬유 소재 티셔츠'라는 간단한 아이디어였다. 

 

 

언더아머는 어떻게 나이키, 아디다스 등 자신보다 훨씬 큰 브랜드에 대항해 매우 빠른 시간 안에 그토록 놀랍게 성장할 수 있었을까? 언더아머는 레드불과 마찬가지로 스포츠 의류 시장에서 초대형 브랜드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틈새를 파고들었다. 언더아머는 혁신적인 신제품으로 무장하고, 초대형 브랜드들을 범주의 정면이 아닌 가장자리에서 공격하면서 크게 생각하고 크게 행동하면 작게 시작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크게 이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해왔다. 

 

자사가 실행하고 있던 전략을 넘어 서서 시장 가속화를 더욱 깊이 추진하기 위해 제3의 지역 소매업체와 손을 잡아야 했고(제휴 관계), 궁극적으로는 이상적인 표적 고객층과 관계를 형성했다. 언더아머가 처음으로 대형 소매기업과 손을 잡은 것은 2000년이었다. 딕스 스포팅 굿즈(Dick's Sporting Goods)가 인수한 갤리언 트레이딩 컴퍼니(Galyan's Trading Company)가 첫 테이프를 끊고 나서 전 세계 수천 개 업체와 계약을 맺었다. 이는 고객층 침투와 시장 가속화를 적절한 순서로 추진한 완벽한 예다. 언더아머가 티셔츠를 개발한 즉시 주요 소매기업에 접근해 제휴를 맺자고 제의했다면 브랜드 인지도나 소비 수요가 없다는 이유로 거절당했을 것이다. 

 

2005년 주식을 상장했을 당시 언더아머가 북아메리카 바깥에서 거둔 매출은 전체 매출의 2%에 불과헸다. 그 후 언더아머는 국제 시장을 통해 유기적 시장 가속화에 막대하게 투자하고 있다. 국제 부분은 2017년 4분기에 전체 판매고의 23%를 차지하면서 47% 성장했고, 북아메리카에서 거둔 판매고는 5% 내외로 감소한 반면, 국제 성장률은 25%가 넘을 것이라 예측된다. 

 

 

성장 경로7: 고객 이탈 최소화

고객 이탈률은 전체 고객층에서 특정 시기 동안 기업과 관계를 끊은 고객의 비율을 측정하는 지표다.

 

지난 1~3년 동안 고객을 새로 유치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 소매업체와 출판사와 비교했을 대, 기존 고객을 유지하기 위해 투자를 늘린 소매업체와 출판사의 작년 예상 시장점유율이 200% 높았다. 

 

인터넷,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 모바일 앱이 확산되면서 제품당 지급 모델에서 좀 더 예측 가능한 구독 기반 모델로 옮겨가는 더욱 광범위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가트너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소프트웨어 공급업체의 80% 이상이 사업 모델을 전통적인 사용권과 유지에서 구독(SaaS)으로 전환할 것이다.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공급 처리 시설, 금융 서비스, 교육, 농업, 건강 관리 서비스 제공 기업 등도 순환 서비스 기업으로 탈바꿈할 것이다.

 

확보한 고객을 모두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은 전혀 없지만, 둘의 균형을 맞추지 못한 탓에 결국 판매 성장으로 실현한 이익을 고객 이탈로 잠식당하는 경우, 기업은 성장 저하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구독 사업에서 한 고객의 평생 가치가 아니라 매출 성장(고객유치)에만 초점을 맞추는 기업은 궁극적으로 큰 어려움에 직면할 것이다. 

 

블루 에이프런(Blue Apron) 이야기

블루 에이프런은 2012년 8월 뉴욕 주 롱아이랜드에 있는 상업용 주방에서 설립됐다. 3명의 설립자인 매트 샐즈버그(Matt Salzberg), 일리아파파스(Illia Papas), 매트 워디악(Matt Wadiak)은 웹의 연결, 신속하고 현대적인 배달 인프라, 가정에서 고급 음식을 즐기고 싶어 하는 소비자의 증가로 시장의 맥락이 바뀌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들은 식재료를 설계하고, 포장하고, 배송하는 사업을 추진하면서 소비자가 품질 높은 음식을 손수 조리할 수 있는 조리법을 제안했다. 

 

 

블루 에이프런은 초반부터 뜨거운 반응을 일으켜 설립한 지 4년도 되지 않아 제품 800만 세트를 판매했다. 커다란 성장세에 힘입어 이 무렵 캘리포니아 주의 리치먼드(서해안 대상), 뉴저지 주의 저지시티(동부 대상), 텍사스 주 알링턴(미국 나머지 지역 대상)에 자체 물류 센터를 열었고, 2017년 초에는 뉴저지 주 린든에 네 번째 센터를 세웠다. 기존 구독자층에 더욱 많은 제품을 제공하여 고객 유치 비용의 효율성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블루 에이프런 마켓(Blue Apron Market), 요리 도구, 요리책 서점, 매달 와인 6병을 배송하는 구독 서비스인 블루 에이프런 와인을 시작했다.

 

하지만 성급했던 것일까? 리치먼드 센터에서 건강과 안전을 해치는 위반 사항이 발생하여 약속한 시간에 배달을 하지 못하면서 고객 만족도가 떨어졌다. 이는 급속하게 성장하느라 발생한 부작용이었다. 주가가 급락했고 주가 하락과 관련해 집단 소송을 당했다. 주요 이유는 '제품이 늦게 또는 불완전한 상태로 배달되는 바람에 고객 유지율이 감소하고, 고객 이탈률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블루 에이프런이 초기 이점을 활용해 기존 고객을 유지하는 데 집중했다면, 즉 최대한 신속하게 새 고객을 유치하려고 노력하는 대신 개인화한 양질의 서비스를 신속하게 제공한다는 평판을 구축하며 고객 이탈을 줄였다면 경쟁에 대항할 수 있는 입지를 훨씬 탄탄하게 굳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블루 에이프런은 그렇게 하지 않고 수익성과 성장을 되찾으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2017년 12월에 3분기 실적을 보고한 후 CEO를 교체했다. 

 

 

"첫날을 지키려면

우선 고객 집착, 대리에 대한 회의적인 태도,

외부 경향의 적극적 수용, 신속한 의사결정 등의 조건을

반드시 갖추어야 합니다."

-제프 베조스